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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東京外大(교환학생)/秋学期(가을학기)

[도쿄외대 교환 week 27] 중요한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

by kurooru 2022. 12. 4.

이쯤되면 무서워진다.

내 인생 모든 운을 이번 교환에서 다 쓴것이 아닐까

 

코로나때문에 갈 수 있을지 없을지 몰랐던 교환이,

기적처럼 타이밍 맞춰 코로나 이후 처음으로 갈 수 있게 되었다.

 

가서 적응할 수 있을까 했던 고민은,

배드민턴부 입부와 함께 사라졌다.

 

도착한 해가 신기하게도 도쿄외대 개교 100주년이였고,

그 어느때보다 성대한 학교축제를 즐길 수 있었다.

 

그런데 이제 월드컵마저,,

아마 2022년은 내가 죽는 순간에 기억날,

내 인생의 하이라이트일 것 같다.

 

1. 東京競馬場(도쿄경마장) 방문

 

배드민턴부 친구들이 경마장에 놀러가자고 했다.

처음엔 잘못들었나 싶었다.

 

한국에서 경마장은 좀,,,인생 나락간 분들이 가는 이미지 아닌가,,?

그리고 오징어게임이 그 이미지의 정점을 찍어서 그런지,

이게 맞나,, 싶었다.

 

근데 하도 가자 그러길래

그래 일단 가보기나 해보자 라고 마음먹었다.

東京競馬場(도쿄경마장)

입구까지만 해도 뭐 내가 생각한 그런 이미지,,? 에 가까웠다

아니 이게 경마장이라고?

정말 충격적이였던 것은 시설의 깨끗함도 있었지만,

이곳에 가족단위로 나들이를 오는 이들이 많았다는 점이였다.

 

그냥 한국에서 여의도 한강공원이나, 뚝섬유원지 가는 느낌으로,

와서 돗자리깔고 잔디밭에서 도시락 까먹는다 ㅋㅋㅋㅋ

 

그리고 자기 말을 응원한다.

3~4살쯤 되어보이는 자식들을 데리고,,

거기서먹은 はなまるうどん(하나마루우동) 원래 가성비 우동인데 경마장 프리미엄붙어서 세젓가락 나옴
나도 부자가 될테야!
라는 헛된 희망은 5분만에 치킨 한마리 파르륵

종목은 대충

1등맞추기, 123등 맞추기, 123등 순서대로 맞추기 등 여러가지가 있었다.

그리고 말마다 배율이 조정되는 방식이였다.

 

진짜 잭팟터지면 200배 이상도 있었던?

이런애들은 진짜 반대로 달린 이력 있는거 아닌지 ㅋㅋㅋㅋㅋ

 

나는 3000엔 다 날리고 왔지만,

같이간 친구 한명이 123등 맞추기에 성공하여,

1000엔내고 2만3천엔 받았다 ㅋㅋㅋㅋ

한명이라도 성공하니 정말 기뻤다 ㅋㅋㅋ

 

2. 한일 기념기간 12.2 ~ 3

 

이날 새벽 3시반에 친구에게 전화가 올 때 까지만 해도,

이 날이 전설의 시작일줄은 전혀 알 지 못하였다.

 

일본은 스페인과,

한국은 포르투갈과 마지막 결전을 앞두고 있었고,

두 팀 다 16강 확률은 희박에 가까웠다.

 

독립사건이니 둘 다 올라갈 확률은 더더욱 희박하였다.

참,, ㅋㅋ 이래서 인생 모른다고 하는건가

스페인 독일은 때려잡고, 코스타리카에겐 희망까지 선사해준 낭만감독.

진짜 내가 다 감동받았다.

전반만해도 바로 골먹길래,

괜히 4시에 일어나서 얘네집까지 왔나 했는데,

드라마틱한 후반전 교체 운영으로,

스페인을 잡아냈고,

마지막 인터뷰 모라는지 잘 못알아들었지만,

일본인이 아닌 사람이 들어도 감동적인 내용이였음에는 틀림없었다.

 

그래,

기적이다. 기적인데,

그래,

이거까지 그렇다고 치자.

낮에는 떡볶이랑 치킨먹고 노래방도 갔다오고 (오른쪽 한페이지가될수있게임 ㅋㅋㅋ)
전설의 시작.
이땐 진짜 내가 다 떨리더라,,,

결과는 뭐 타마역 로손 알바생도 알고 있겠지만,

드라마도 이렇게 못 쓸 것 같은 내용으로 한국이 승리하였고,

16강을 확정지었다.

 

솔직히 말하면, 이기고나서도 안믿겼다.

평소 해외축구를 즐겨보기때문에,

포르투갈의 한명한명이 갖고있는 이름의 무게감이 그렇게 무섭게 느껴질 수가 없었고,

그저 부상만 당하지말고 잘 마무리하고 왔으면 좋겠다 하는 마음이였다.

 

그런데,,,

 

왜 어른들이 2002년 월드컵 얘기를 그렇게 하는지 알 것 같다.

이 월드컵을 모두 본 것도 대박,

이 때에 일본에 있던것도 대박,

일본과 한국이 같이 기적처럼 16강에 오른것도 대박,

그리고 마지막 결정전을 일본인 한국인이 모여 함께 본 것도 대박.

 

모든것이 꿈만 같았던 하루였다.

도쿄외대 배드민턴부 지정 한일기념일 12.2-3

최소 50년치 안주거리라고 생각한다.

 

비단 축구뿐 아니라,

남은 인생에 있어서,

많은 교훈을 남겨 준 경기였다.

 

쉽게 꺾이지 않는 마음을 가질 수 있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