웬만해서는 힘들다는 소리를 잘 하지 않고,
듣는 것 또한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
어떻게든 이악물고 견디고 버티면,
나중에 다 추억이 될 것을,
뭘 그렇게 죽는 소리를 하나,, 라고 늘 말해왔다.
,, 업보 스택이란게 이런건가 ,,
4월 7일에 한 봄 학기 개강,
7월 14일에 한 일시적 종강,
7월 25일에 한 여름학기 개강을 넘고,
8월 13일,, 드디어 코딩테스트 대비캠프 종강까지,,
체력적, 정신적으로도 지치고 힘들었지만,
한켠으로는 뿌듯하기도 한 한 학기였다고 벌써 미화되기 시작한 한 학기가,,!!
드디어 무사히 종료되었다.
한국에서 학교를 다니는 친구들은,
등록금을 내고, 수강신청을 하고 있다는데 ㅋㅋ
1. 죽는건가요,, 의사님,,?
사실 기숙사에 입사하고 얼마 되지 않아,
학교에서 진행하는 신체검사를 받은 적이 있다.
그리고 그곳에서,
단백뇨 진단을 받았다.
24년 인생 내내 건강검진에서 만큼은,
타인의 본보기가 되어 왔던 내 인생에 작지않은 충격으로 다가왔지만,
인터넷에 검색해보니,
격렬한 운동 후에 검사를 할 경우 단백뇨가 나올 수 있다는 정보를 얻게 되었다.
검사를 한 날 오전에 배드민턴을 격렬하게 3시간 정도 치고 왔기에,
'아 그거때문이구나~ '하고 나 자신을 안심시켰다.
학교 측에서 재검사를 권유했고,
뭐 안할 이유가 없었기에,
까먹었다.
평소 약속 까먹는 것을 매우 싫어하는 성격이여서 학교 측에 굉장히 죄송하다고 메일을 보내고,
며칠 뒤 학교 주변 역에서 재검사를 받아 오라는 이야기를 받게 되었다.
돈도 든다고 했는데,
뭐 내가 잘못했는데 별 수 있나,,
갔다와야지
한국에서도 잘 안가던 병원을 타지 생활 동안 가 보게 될 줄은 상상도 못했다.
가서 소변 검사를 하고,,
의사 선생님이 초음파도 보자고 하셔서 순순히 응했다.
그런데,,
초음파검사를 하시다가 갑자기 헤에에에에ㅔ에에엑ㄱ?!
하시는 것이였다.
순간 별 생각이 다 들었다.
죽을 병에 걸린 것일까,
죽는다면 나는 타지에서 죽게 되는 것인가,
그래도 한동안 막혔던 교환길에서 죽었으니 호상인가,
이렇게 죽을 줄 알았다면 하고싶은거 다 해보고 죽을걸,,
,, 등등,, 꼬리에 꼬리를 무는
셀프유서를 작성해 나갈 무렵,
의사 선생님이 심각한 표정으로
종이와 펜을 가져오셨다.
,, 유서용인가,,
담담히 받아들여야 하는 것일까 하는 생각이 들던 즈음,
선생님이 그림을 그리며 내 상태에 대해 설명해 주셨다.
신조- 가 부었다고 하셔서 하셔서
심장이구나,, 난 끝났구나,,
했는데
신장이였다 ㅎㅋ
그냥 신장 좀 부었단다
걱정할 정도는 아니고,
정확한 진단을 위해 피뽑고 가라고 하셔서 피뽑고 나왔다 ㅎㅎ
2. 마이넘버카드 수령
공교롭게도 피뽑은 다음날이 마이넘버카드 수령날이였다.
마이넘버카드란 일본의 민증 개념인데,
한국과 달리 필수적으로 만들지 않아도 된다.
일본은 행정상 개인 정보가 여러 군데에 흩어져 있는 상황이라,
국가에서 마이넘버 카드를 발급해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모양이다.
예를 들어, 건강보험, 공과금 계좌 등등을 마이넘버카드 제도를 통해 하나의 데이터베이스에 담고자 하는 것 같다.
그러나 느낌 딱 오듯 사람들의 참여율이 그리 높진 않다.
그리고 그 이유는 아무래도 개인 정보 유출에 대한 두려움 때문인 것 같다.
우리야 뭐 당연히 민증 만들어야 하는 것 아니야? 하지만,
정보가 통합되어 효율적인 행정처리가 가능해진 만큼,
그 데이터에 대한 접근이 뚫렸을 때 감당해야 하는 리스크도 커지는 법.
나는 어케했냐고?
당연히 만들었다.
왜냐,
일본에서 내 정보 털려봤자거든 ㅋㅋ
그리고 결정적으로,,
이거 가입하면 20000엔 상당의 포인트를 얻게 된다. ㅋㅋ
이걸 어케참냐고 ㅋㅋ
3. 재정적 고립
한국에서 일본에 올 때 하나카드 사용을 추천받았다.
그리고 일본에 와서 잘 사용하고 있었다.
약 2달간,,
국제결제망에서 퇴출당한 러시아가 이런 기분일까,,,
갑자기 모든 결제망에서 배제당했다.
맥도날드에서 햄버거 먹고 갈려 했는데,
직원이 카드를 건내자,
의심의 눈초리로 나를 쳐다봤다.
나는 아무 문제가 없는 카드라며 개겨봤지만,
에러 코드에 분실 카드의 의심이 사용된다는 메세지를 확인했고,
더 개기면 큰일날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일보 후퇴했다.
카드사에 전화해 상담해보니 ic칩이 파손된 것 같다는 결론에 다다랐다.
하,, ㅋㅋ
일본까지 배송은 해 주는데,
최대 한달까지 걸린다고 하셨고,
그것도 ㅋㅋ
주소를 영문으로 하나하나 불러줘야 해서
"에이에스에이치아이요!!"
"에이에스에이치와이요?"
,, 이짓을 30분간 상담원과 했다.
다 하고나서 왠지모를 동지애가 느껴졌다.
4. 종강날
탈도 많았던 일주일이였지만,
그래도 시간은 흘러 종강날이 왔다.
생각보다 못본 코테 종강시험에 꽤 좌절했지만,
언제나 좌절은 짧고 굵게,
이게 진짜 코테가 아니였다는 것을 위안 삼으며,
슬퍼하고 있을 여유조차 없다는 점을 스스로 상기시켰다.
,,
엄마한테 전화해서 돈좀 보내달라 했다.
5. 지갑 너마저
사실 한국에서 쓰는 지갑은 아니였다.
한국에서는 카드지갑을 썼기 때문에,
현금을 넣을 수 없는 문제가 있었다.
뭐 한국에서야 현금없이 다니느 것이 당연하겠지만,
이나라는,,,,
안된다,,
급하게 산 지갑이긴 했는데,,
그래도 이렇게 장렬히 전사할줄은 몰랐다,,
다행이도 이번주는 머리자르러 신주쿠 갈 일이 있었다,
간 김에 학교 선배랑 백화점에 들러 지갑도 해결했다.
이번주만을 기다리며,,
지금까지버텨왔다,,
개봉박두 ㅎ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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