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외대 교환 week 19] 반환점을 돌며
오늘로 일본에 온 지 136일째 되었고,
한국에 돌아가는 날까지 135일 남게 되었다.
앞으로 있을날이,
있었던 날보다 짧다니,,
시간이 정말 빨리 가는 듯 하다.
내 인생에 다시 이렇게
오랬동안 자유로운 신분으로 해외에 있을 날이 있을까
하는 생각에 우울해지곤 한다
,,,
더 열심히 놀아야지^^
1. 130여일만의 삼겹살 파티
생각보다 일본 친구들이 한국음식에 대해 관심도 많고,
많이 알고 있는 것 같다.
오히려 나보다 더 잘 알고 있을 정도로 ㅋㅋ
그리고 귀여운 점은,
일본어로 억지로 번역해서 음식이름을 갖다 대는 것이 아니라,
그대로 발음한다.
단연 최고 귀여운 발음은 양념치킨이다.
일본식 발음으로 양뇨무치킹 이라고 하는데,
이건 진짜 로컬 발음으로 들으면 꽤 귀엽다 ㅋㅋ
그리고 이날은 사무교푸사루 (삼겹살) 먹으러 갔다왔다.
일본에는
한국에 팔지 않는 다양한 맛의 참이슬이 있다.
삼겹살 거의 반년만에 먹은 것 같다.
맛있긴 했는데,
참 이나라는 짠맛(?)을 좋아하는 것 같다.
소금을 그냥 들이붓는다.
6개월차 일본 거주자로서,
일본은 짠맛, 한국은 매운맛에 미쳐있는 나라라고 정리 가능할 것 같다.
전날 회식했던 친구들과 먹으러 가서
정신이 맹했던 것 같다.
저녁때 쯤 먹었고 함께 산책하고 돌아왔다.
2. 일년 프로젝트의 마무리
예전에도 올렸었지만,
사실 난 일본어에 큰 뜻이 없다.
일본어'만' 잘하는 이보다는,
일본어'도' 잘하는 사람이 되자 라는 마인드로 전공 공부를 버텨왔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런 나에게,
일본교환은,
솔직히 느긋하게 개발공부하기에 최적의 시간이였다.
매년 성장 목표를 잡고 이루기 위해 노력해왔는데,
이번 년도의 목표는
나만의 서비스를 내 손으로 하나부터 열까지 만들어보기였다.
솔직히 이 계획을 세웠을 때만 해도,
힘들수도 있겠다라고 생각했다.
남들은 1전공으로 해도 힘든 것을
일본어 전공 수업과, 유학 생활 중 할 수 있을까
스스로도 확신이 있었다고는 할 수 없을 것 같다.
그러나 그러한 의심만 있었던 것은 아니였다.
주위의 많은 이들이 조언과 도움을 주었고,
결국 어제 내 자체생산(?) 서비스인
한국외대 이중전공 모의지원 서비스 배포에 성공했다.
정말이지 군대에서 처음 '혼자 공부하는 파이썬'을 펼쳤던 순간부터,
지금까지 약 2년 간의 시간이 주마등처럼 지나쳐갔고,
마치 내 아이가 태어나는 듯한 감동이 느껴졌다.
내가 만든 코드 하나하나가 작동해 하나의 서비스를 이루고 있다는 것이,
이렇게 감동적인 것일 줄은 몰랐다.
이맛에 코딩하나보다 ㅋㅋ
하지만 이제 시작일 뿐이다.
앞으로 더 좋은 개발자가 되기 위해 안주하지 않고 열심히 나아갈 수 있길,,
3. 축하주(?)
공교롭게도 배포가 된 날,
배드민턴부 친구들과 번개 술약속이 생겼다.
사실 이날 배포 못했으면,
안나갈려했는데,
배포가 되어 너무 기분좋게 함께 맥주한잔 할 수 있게 되었다.
언젠가 내가 좋아하는 교양과목 교수님이 이런 말을 하신 적이 있다.
술은 기쁠때 마시고,
슬플때 마시지 말라고,,
슬플 뻔한 날 기뻐졌으니,
두배 더 맛있었다. ㅋㅋ
신나게 5명이서 약 5시간을 먹고 나니 ㅋㅋ
아 홀가분하다.